[가톨릭신문]성 비안네 신부 유품(옷조각) 대전교구 솔뫼성지에 소장(2009년 7월 19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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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비안네 신부 유품(옷조각) 대전교구 솔뫼성지에 소장
“얼 깃든 삶의 조각”
파리외방전교회 백요한 신부 통해 1970년대 반입
백 신부는 사제였던 외삼촌에게서 받아
유품 봉인했던 문서에“성인 옷조각 분명” 기록
성광에 유품·문서 보관해 9월부터 매주 공경행사
발행일2009-07-19 [제2657호, 1면]
▲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의 유품이 대전교구 솔뫼성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성광에 모셔진 비안네 성인의 옷조각.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의 유품이 대전교구 솔뫼성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스의 성자로도 불리는 비안네 신부는 전 세계 본당 사제의 수호성인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올 6월 19일부터 1년을 성인의 선종 150주년을 기념하는 ‘사제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사제의 해를 맞아 삶과 신앙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는 성인의 유품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번 유품 공개는 뜻 깊다. 더욱이 유품을 보관하고 있는 솔뫼성지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신부의 출생지여서 의미를 더한다.
솔뫼성지가 7월 11일 공개한 성인의 유품은 가로·세로 2cm 가량의 옷 조각. 1954년 한국으로 파견돼 대전교구에서 사목해 온 파리외방전교회 백요한(블랑) 신부가 보관하던 것이다. 백 신부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1970년대 휴가차 고향에 갔을 때 어머니가 주신 것”이라며 “어머니는 이 유품을 신부였던 외삼촌에게서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후 유품을 보관해 온 백 신부는 교구의 유해 조사 때 김기만 신부(대전교구사연구소장 역임, 현 대전 둔산동본당 주임)에게 기증했고 김 신부는 2007년 9월 후임자인 김정환 신부에게 전했다. 김정환 신부는 솔뫼성지 내에 자리한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이다.
유품이 봉인돼 있던 가로 15cm, 세로 10cm 크기의 문서는 이 옷 조각이 성인의 유품임을 보증하고 있다. 문서에는 라틴어로 “교구 순회 선교사들의 장상이고 아래에 서명한 본인은, 지극히 공경하올 벨레(Belley) 주교에 의해, 여기에 명시된 것이 아르스 본당 주임인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의 옷(induseo) 조각이 분명함을 증명합니다. 아래에 명주실로 엮고 붙인 스페인 밀랍으로 봉인하여 진정한 물품임을 보증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아울러 문서가 봉인된 장소와 날짜(Datum Ars, 1929년 6월 7일),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상의 서명(Ch. Hobillon)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문서가 작성된 1929년은 교황 비오 11세가 비안네 신부를 전 세계 본당 사제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한 해다.
솔뫼성지 전담 이용호 신부는 “살아계실 때부터 성자로 추앙받던 분이셨고 성인의 전기에도 많은 신자들이 가위나 입으로 성인의 옷 조각을 가지고 가려 했던 일화가 소개되는 것을 보면 이 유품도 그런 과정 속에서 전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품을 봉인한 문서 내용에 근거해 대전교구는 7월 10일 대전교구청에서 교구 사무처장 곽명호 신부와 솔뫼성지 전담 이용호 신부가 입회한 가운데 성인의 유품이 봉인된 문서를 확인하고 유품을 문서에서 떼어내 성광에 넣었다. 현재 솔뫼성지에 보관돼 있는 성광 앞면에는 붉은 실로 고정된 옷 조각이 놓였고 아래는 ‘St. Vianney. Jean Marie. 1786-1859’라고 적혀 있다. 성광 뒤에는 유품을 보증하는 문서를 보관했다.
솔뫼성지는 올 9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와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의 유품을 함께 모신 가운데 성지 순례자들과 함께 ‘성인 유해 공경을 위한 신심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솔뫼성지는 ‘사제의 해를 위한 대전교구장 교령’에 따른 사제의 해 전대사 수여 교구 지정 순례 성지 중 한 곳이다.
이용호 신부는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와 비안네 신부의 유품 모두 그리스도를 따르며 헌신하신 두 분의 얼이 깃든 삶의 조각이자 모범적인 신앙을 증명하는 증거물”이라며 “특별히 사제의 해를 맞이하는 많은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이곳에서 두 분의 자취를 느끼며 기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 성 비안네 신부의 유품을 봉인했던 문서(앞면).
이승환 기자·김석준 위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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